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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NATURE - NATURE WORLD: CODE A

<NATURE - NATURE WORLD: CODE A>


타이틀곡 OOPSIE 는 곡의 서사가 앞선 활동곡 '내가 좀 예뻐' 와 이어지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앨범과 앨범, 활동과 활동을 관통하는 그룹의 서사적 컨셉을 정립하려는 시도가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 사이, 그룹 자체의 구성적 변화를 겪어내고 네이처 월드의 첫 문을 열어젖히는 이 앨범에서 이루어진 점이 미묘하다. 서사 그 자체는 새롭거나 참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흔해 빠지거나 이미 선점되었다는 느낌은 아니라서 한 번 정도 더 시도해서 네이처의 서사적 가지(Branch)의 하나로 남기면 어떨까 싶다. 다만 군데군데 훅을 배치하면서 단순한 벌스의 반복에서 오는 지루함을 피하고, 곡에 대한 친숙도를 높인 전작에 비해, 곡 자체의 텐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코러스 파트를 두 개로 나눈 이유를 모르겠다. 두 코러스 모두 터지는 느낌 없이 미지근한 정도의 온도를 가지고 있는 데다, 각 코러스에서 같은 패턴을 두 번씩 반복하기 때문에 곡이 늘어지는 느낌만 받았다.
서사적으로는 의미 있으나 음악적으로는 컴팩트함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그다음 트랙 빙빙으로 넘어와서는 멤버 루의 보이스가 돋보였다. 많은 파트를 맡은 것은 아니지만 군데군데 특유의 보이스톤이 곡에 괜찮은 장식을 더하는 느낌이 들었다. 데뷔곡 'Allegro Cantabile' 에서도 느꼈던 부분인데, 루의 밝고 긍정적인 보이스톤이 그룹의 전체적인 보컬 구성에서 핵심적인 이펙트로서의 역할을 맡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루 외에도 소희가 그루브 타는 느낌이나 발성 자체가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What's Up에서는 보다 세련된 네이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사적으로 보다 현실에 닿은 느낌이 들었고, 사운드나 감성적으로도 더욱 성숙하고 세련되어진 느낌이었다. 앨범의 중반부에서 순식간에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이 곡에서는 새봄의 목소리가 참 예쁘고 잘 어울린다. 마일드하고 그루브한 느낌이 이런 깨끗하고 서정적인 곡에서 빛을 발한다. 개인적으로 새봄의 목소리는 여러 가지 분칠하지 않은 적당한 정도의 맨얼굴, 그 상태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Drinkin' 은 앨범 구성의 관점에서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곡 자체는 그루브 좋고, 구성도 탄탄하고 나쁘지 않다. 스타일적으로도 앞서 보여준 적 없는 스타일이기에 색다르고 신선한 느낌이 든다. 지금보다 볼륨을 더 키운 여섯, 일곱 곡이 수록된 앨범이라면 앨범 중반부에서 시원하게 환기하는 목적으로 넣어볼 만하겠지만, 5곡 볼륨의 미니앨범에서 다음 트랙이면 앨범이 끝이 나는 4번 트랙에 수록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급작스럽게 앨범의 서사가 흐트러지는데 다음 트랙은 그에 대한 아무런 납득도 시키지 않은 채 앨범이 끝나버리니 굉장히 당황스럽고, 무언가 뒷맛이 개운치 못한 느낌이 든다.

마지막 곡 해 달 별은 개연성이 좀 부족하지만 그래도 앨범을 잘 닫아주는 느낌이다. 레트로한 구성과 사운드가 다소 정형적이지만 포근하고 서정적이라 지난 앨범의 A Little Star와 통하는 느낌도 들고, 앨범을 닫는 그 곡으로서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앨범마다 이런 스타일의 발라드를 하나씩 수록하는 방법도 그룹의 서사적 차원에서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매번 수록되는 발라드의 서사를 따라서 네이처의 또 다른 하나의 이야기 줄기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미 작은 별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볼륨이 큰 앨범은 아니지만, 그 안에 성장하고, 세련되어진 모습을 다양하게 담아낸 모습이 반가운 앨범이다. 다만 그것들을 엮어내는 구성의 측면에서는 거칠고 어색한 모습이 군데군데 보였다.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네이처 월드가 지금은 완전하진 않아도 풍부한 매력을 바탕으로 더욱 완숙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NATURE - NATURE WORLD: CODE A>


For OOPSIE, the title song, it is impressive that its narrative has been extended from that of 'I'm So Pretty' which was Nature's last title song. It's subtle that an attempt to construct Nature's narrative-concept which goes across albums and projects has occurred at this time at which Nature tries to open up the first door to Nature World after they have undergone changes in their members. Though it's hard to say that the narrative itself is fresh or impressive, it's not that worn-out or occupied as well. So it may be good to try it a couple more time and remain it as a branch of Nature's narrative.
However, I felt that it's looser than their last song which used the hook between simple non-melodic verses to avoid being bored and make used to it. First, I don't know why they used two choruses. Both choruses are lukewarm without bursting, and each chorus repeats each pattern twice, so they seemed drooping.
Conclusively, I think it's meaningful at the point of narratives but bad that lack of compactness at the point of music.

When I turned to the next track, Bing Bing, Lu's voice was impressive. Though she didn't take many parts, it seems like she decorated the song well with her unique voice. As I thought at their debut song, I think her bright and positive voice may be good to work as an essential effect amid the whole vocal arrangement of the team.
And other than Lu, I also felt that Sohee had a nice groove and vocal technique.

In What's Up, Nature showed cool and trendy. It seemed to be connected to the real present narratively, and get matured and better in sound and sensibility. In the middle of the album, this song makes great immersion.
Saebom's voice worked well in this song. Her mild and groovy voice should be fabulous at this kind of clear and lyrical song. In my personal opinion, Saebom's voice is the most beautiful when it isn't made-up heavily but is a moderate bare face.

I don't understand why Drinkin' has been here on the 4th track. It's not that bad as a song itself. It has a nice groove and firm structure. And it also seems unique and fresh as Nature hasn't tried this kind of style. So I think if this album was a 6 or 7 tracks-containing album, it would work to use this song to refresh the mood in the middle of the album. But it's five containing. And this song is the fourth which is a track before the end. The album's narrative got disordered rapidly in this song and the next track never talked about it. Then the album got ended. How baffling! It's remained a nasty taste.

Though it has less connectivity on the narrative, 'My Sun, My Moon, My Star', the last track, seems closing the album well. For the sound and structure are retro-style, it seems a little bit formulaic but also warm and lyrical. So It's like connected to the song 'A Little Star' which was in Nature's last album.
I think it's a good idea in point of narrative to include this kind of ballad song in each album. It could be another branch of Nature's story to walk the connection between the story of each song. Or maybe the story of a little star already has been started.

Even though it's not an album with lots of songs, it was so glad to see lots of styles and figures which have been trendy and matured. However, there was some roughness and awkwardness in structure here and there.
Now Nature's opening up the new fantasy, Nature World. I wish with all my heart Nature gets grown and blooms perfectly based on their bunch of charms, though they aren't perfect y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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